환상
2023. 1. 13. 22:55ㆍ카테고리 없음
환상
'몽 생 미셀(Mont-Saint-Michel)'
아침에 일어나서
내 눈으로부터 제일 먼 곳에 있는 곳을 나는 그렇게 부른다.
사람들이 그곳으로 순례길에 나섰다가
안개가 심할 때는 조류가 밀려드는지 모르고 걷다가
바다에 잠기는 수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키 높이가 다른 몇 개의 건물이 겹쳐서
특별히 안개가 자욱한 날에는
멀리 있는 건물들이 내 눈에는
'몽 생 미셀'로 보이는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작년에 저 건물들이 있는 곳까지
제법 긴 거리를 뛰어갔다 왔다.
실체를 보고 나니 환상이 무너지고 말았다.
그래도 해무가 짙게 낀 아침이면
그곳이 '몽 생 미셀'이라고 자꾸만 믿고 싶은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