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6.23 아침산책
2023. 5. 6. 22:00ㆍ카테고리 없음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에 나가보니
바람도 없고 온화한 기운이 느껴졌다.
말없이 밝아오는 하늘을 바라보다
바다로 산책을 나갔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었고
어제 저녁 떴던 달이 어둔 배경으로
또렷하게 해가 뜨는 반대 편 하늘에 떠 있었다.
유난히 많은 조개 껍데기가 바닷가로 밀려들었다.
가리비와 고동, 애기 홍합도 아주 많았다.
두 쪽의 조개 껍데기가 서로 붙어 있는 것은 없으나
홍합은 온전히 두 쪽이 붙어 있었다.
갈매기의 발자국이 여릿하게 남아 있다.
산책을 따라 나왔던 개들의 발자국,
그리고 사람의 발자국.
존재의 무게에 따라 그 깊이가 다르다.
그러나 언제고 다 사라질 것 들.
해가 떴다.
5 시 45 분 쯤이었을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해가 뜨니 세상의 모든 것이 밝아지고 뚜렷해졌다고.
해가 뜨니 달이 사라졌다.
뚜렷하게 보이게 하는 것도 해고
어떤 빛은 지워버리기도 하는 것이 해라는 걸 깨달았다.
모래 위에 널려 있는 조약돌.
콩보다 작은 것부터
주먹 반만한 크기의 조약돌이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바다의 사리.
때론 무언,
때론 표효.
수억겁 동안 번뇌하고 참회하고-----
오늘 아침 바다는 조약돌이 되어
모래위에서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