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2022. 10. 19. 18:24사진

20 년쯤 된 사진이다.

먼저 살던 집 근처에 Pondside Park가 있었다.

못 속에는 그리 깊지 않아도 팔뚝 크기의 물고기도 살고

자라 식구도 살았다.

오리와 거위가 물 위를 헤엄쳐 다니고

가끔씩 바람이 불면 못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키 큰 나뭇잎이 일제히 흔들렸다.

스무 해 넘게  그 동네 살면서 몇 번이나 그곳에 갔을까?

 

너무 바쁘게 살았던 시절이었다.

햇살 좋던 10 월의 어느 날

노랗게 물든 나무 아래서 이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을 찍고 

비어있는 벤치에는 앉지도 않고

급하게 자리를 떴다.

못 위에 하트 모양의 빛 그림자도 있는데------

 

이제는 그 자리에 오래 앉아서

가을날의 햇살을 무심하게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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