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의 기억
2022. 10. 22. 19:19ㆍ사진
오로라 찬란한 하늘 아래 흰 눈 덮인 산들 솟아 있고
이 민족의 숭고한 정신인양 사시 장철 장엄한 모습
조상들의 뼈가 묻힌 내 고장 핀란디아 오 나의 조국
고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렸던
'핀란디아'의 가사다.
국민악파인 시벨리우스가 작곡한 교향시 핀란디아의
주제에 가사를 얹은 노래를 배우며
오로라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되었고
가끔씩 내 입에서 오로라가 튀어나왔을 것이다.
어느 날 둘째 처제가
들뜬 목소리로 "노르웨이행 비행기 표가 아주 싼 가격에 나왔다"라며
흥분한 목소리로 내게 알려주었다.
그렇게 싼 비행기 표 덕에 우리는 핀란드 대신 노르웨이로
오로라를 보러 떠났다.
1 월 중순, 그 추울 때,
그것도 북극에 가까운
노르웨이의 트롬쇠라는 곳으로 오로라 알현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알현이라는 말을 굳이 쓴 것은
오로라를 보는 게 우리같이
짧은 기간 여행자들에게는 임금님 보는 것처럼 그리 녹녹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정작 잊고 있었는데
처제와 아내의 극성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정성이라고 해야 할지,
두 사람 때문에 오로라를 알현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가슴 설레소 황홀했던 기억 때문에
살벌한 북극의 추위는 다 잊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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