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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조지아 주의 사바나. 강가에는 식당과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관관 명소이기도 하다.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강물처럼 흘러 다니는 곳이다. 오래된 캔디 가게 앞 안에는 별별 캔디가 다 있다. 물론 단 맛이 나겠지만 캔디의 모양이며 색깔이 얼마나 화려한지 모른다. 누구는 밀밭에만 가도 얼굴이 붉어진다는데 나는 이 캔디 가게 앞에 가면 어지럼증을 앓는다. 세상 단 것이 다 모여 있는 이 가게 앞에서 혼자 캔디를 먹는 노인 하나. 인생은 캔디처럼 달콤한 것일까?
2022.10.20 -
Grand Canyon
그랜드 캐년을 몇 번 다녀왔는지 모르겠다. 네 번 아니면 다섯 번일 것이다. "25 분 동안 사진 찍고 버스로 돌아오세요." 관광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에게 가이드가 안내를 한다. 그런데 나도 그렇지만 단체 관광을 하면 수박 껍질만 핥을 수밖에 딴 도리가 없다. 전에는 그렇게 다녔다. 환갑 여행 때에는 시간을 갖고 그랜드 캐년을 찾았다. 해가 지고 난 뒤에도 한참을 기다려서 황홀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밋밋한 네 번의 방문을 합친 것보다 가슴 뛰는 한 번의 방문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자세히, 그리고 천천히 바라보기. 은퇴를 앞 둔 요즈음 내가 연습하는 것들이다.
2022.10.20 -
진눈깨비 내리던 날
몇 해 전이었던가. 아내와 나는 맨해튼 32가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브로드 웨이를 따라 쎈트럴 파크로 걸어가고 있었다. 메이시 백화점 쇼윈도에는 움직이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사람들의 눈을 끌고 있었다. 중간에 타임 스퀘어를 지날 때였다. 거대한 청바지 광고 앞(아래)에서 여행객으로 보이는 부부가 서서 간단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거리 음식을 사서 앉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허기를 때우는 모습이 청승맞아 보였다. 남자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 밤 진눈깨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나는 삶을 생각했다 진눈깨비를 맞고 걸으며-----
2022.10.19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20 년쯤 된 사진이다. 먼저 살던 집 근처에 Pondside Park가 있었다. 못 속에는 그리 깊지 않아도 팔뚝 크기의 물고기도 살고 자라 식구도 살았다. 오리와 거위가 물 위를 헤엄쳐 다니고 가끔씩 바람이 불면 못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키 큰 나뭇잎이 일제히 흔들렸다. 스무 해 넘게 그 동네 살면서 몇 번이나 그곳에 갔을까? 너무 바쁘게 살았던 시절이었다. 햇살 좋던 10 월의 어느 날 노랗게 물든 나무 아래서 이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을 찍고 비어있는 벤치에는 앉지도 않고 급하게 자리를 떴다. 못 위에 하트 모양의 빛 그림자도 있는데------ 이제는 그 자리에 오래 앉아서 가을날의 햇살을 무심하게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2022.10.19 -
Arches National Park
허상 자연과 시간이 이루어낸 수많은 아치.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발품을 팔면서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니 아치의 모양이 아프리카 지도 같다. 한 사람이 서 있고 구름도 한가로이 흐른다. 무엇이 진짜 모습일까? 진짜 모습은 변하지 않는 걸까? 여전히 모르겠다.
2022.10.19 -
Death Valley
Death Valley에 들어서고 얼마 되지 않아 날이 저물기 시작했다. 구름도 하늘을 덮고 있었고 빗방울이 몇 방울씩 떨어졌다. 구름 사이로 지던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2022.10.19